5월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번 회담은 시 주석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국빈 방문한 일정 중 하나로,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긴밀한 협력을 재확인하며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공동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상회담 후 두 정상은 ‘새로운 시대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였습니다. 이 성명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에 그치지 않고 한반도, 우크라이나, 중동 등 국제 사회의 주요 이슈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이 어떤 시각을 공유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한 압박을 중단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하며, 외교적 수단만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강조한 점이 주목됩니다. 이는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러 양국이 보다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장기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이며, 서방의 책임을 지적하는 뉘앙스를 담고 있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담겼습니다. 두 정상은 냉전식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특히 미국의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돔’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러한 입장은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방위 전략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시 주석은 중국중앙TV를 통해 이번 방문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다극적인 세계 질서와 공정한 경제 세계화 추진을 위해 손잡고 나아가자고 말했습니다. 또한 시 주석은 양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엄청난 희생을 치렀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우애를 기반으로 한 양국 관계의 역사적 의미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시 주석을 ‘친애하는 동지’라 부르며 깊은 신뢰와 우정을 표현했고,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양국이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해 공통되거나 유사한 접근법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중러 관계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담과 공동성명은 중러 양국이 외교적으로 더욱 밀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서방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루어진 이 만남은 국제사회의 다극화 흐름 속에서 중러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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