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10%의 상호관세를 전격 발표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관세 대상 목록에는 남극 인근의 호주령 외딴섬인 ‘허드 맥도널드 제도’가 포함되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섬은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무인도로, 펭귄들만 서식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소셜미디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를 풍자하는 각종 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SNS 이용자들은 이 조치를 비꼬는 게시물들을 활발히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정치경제 리스크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의 대표인 이언 브레머는 머스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에 “트럼프의 10% 관세에 항의해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며,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서 전례 없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함께 올린 사진에는 펭귄들이 빼곡히 모여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이는 해당 섬의 실질적인 ‘주민’이 펭귄뿐이라는 점을 조롱 섞인 방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또 다른 엑스 이용자는 펭귄 한 마리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회담하는 듯한 합성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진 속에서 펭귄은 “그런데 우리는 미국과 무역을 하지 않아요”라고 항의하고, 트럼프와 밴스는 단호한 표정으로 “입 다물어, 펭귄아. 고맙다고 했니? 우리는 너희가 미국의 애국자들을 이용하는 데 지쳤어”라고 말하는 장면이 묘사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밴스 부통령이 “고마움을 모른다”고 발언한 사건을 풍자한 것으로 보입니다.
허드 맥도널드 제도는 호주 서부 도시 퍼스에서 약 3,200킬로미터 떨어진 남서쪽 바다에 위치한 섬으로, 배를 타고 일주일 이상 이동해야 도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빙하로 덮여 있어 환경이 매우 척박하며, 사람이 거주하지 않고 펭귄만 살고 있는 무인도입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BBC 보도에 따르면, 세계은행(World Bank)의 무역 통계 자료에는 허드 맥도널드 제도와 미국 간의 수출입 기록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2022년, 미국은 이 섬에서 이름 없는 회사로부터 기계 및 전기 제품 약 140만 달러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해당 선적물이 실제 출발지가 아닌 허드 맥도널드 제도에서 온 것으로 서류상 잘못 표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사례에 대해 “지구상 어느 곳도 관세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인 무역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시킨 이번 결정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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