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캐나다 총선, 트럼프 변수에 자유당 정권 유지 눈앞

nowherefc 2025. 4. 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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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대표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캐나다 조기 총선이 28일(현지시간) 3년 반 만에 치러집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집권 여당인 자유당이 불과 4개월 만에 25%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뒤집으며 정권 유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보수 야당 대표마저 지역구에서 생환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캐나다에 대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 유권자들이 진보 성향의 자유당 쪽으로 결집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캐나다 선거 통계 사이트인 338캐나다가 발표한 예측에 따르면, 자유당은 약 42%의 지지율로 187석 안팎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하원 총 의석이 343석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과반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자유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면, 2015년 총선 이후 10년 만에 단독 집권을 이루게 됩니다. 자유당은 2019년과 2021년 총선에서도 다수당이 되긴 했지만 과반을 넘지 못해 야권의 협조를 받아 정권을 유지해왔습니다.

보수 야당의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

 

보수당은 정당 지지율에서는 39%로 자유당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상 의석수는 125석 안팎에 그칠 전망입니다. 이는 보수당이 앨버타주 등 기존 강세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나타나는 '착시 효과' 때문입니다. 실제로 하원의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온타리오주(122석)와 퀘벡주(78석)에서는 자유당에 두 자릿수 격차로 밀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캐나다 정치 지형은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보수당은 약 45%의 지지율로 20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자유당은 20%대 지지율로 3당인 신민주당에도 밀릴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이는 당시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과도한 친이민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면서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자유당 내 주요 인사들이 대거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을 바꾼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 대통령이었습니다. 트럼프는 백악관 복귀 직후부터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의 초점은 정권 심판에서 외부 위협 대응으로 전환되었고, 자유당은 이에 적극적으로 맞서면서 애국심을 고조시켜 지지세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역주의 성향이 강한 퀘벡주에서도 자유당 지지율이 급상승했으며, 기존의 퀘벡 블록보다 자유당을 선택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트뤼도 전 총리가 물러나고 마크 카니 전 캐나다·영란은행 총재가 자유당 신임 대표로 임명되면서 정권심판론은 크게 힘을 잃었습니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 자유당은 안정성과 변화를 모두 강조하며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한 모습입니다.

 

반면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 대표는 그동안 '캐나다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세금 감면과 치안 강화를 주장해왔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모방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폴리에브 대표는 뒤늦게 '반트럼프' 노선을 선언했지만,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심지어 수도 오타와 지역구에서도 자유당 후보인 브루스 팬조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지역구 수성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폴리에브 대표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수세에 몰렸다"며 "트럼프와 유사한 폴리에브 대표의 스타일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캐나다 총선은 국내 정치만이 아니라 외부 변수까지 크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결과가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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