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챔피언스리그]조직력이 만든 기적, 가와사키 ACL 결승 진출
2024-2025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E) 무대에서 일본 J리그 소속 가와사키 프론탈레가 놀라운 선전을 펼치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승리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일본 축구가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고, 조직력과 분석력으로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도 경쟁할 수 있는지를 입증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가와사키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알 나스르와의 준결승에서 3대2로 승리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클럽대항전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특히 이 경기의 승리는 단순한 이변이 아니었습니다. 가와사키의 선수단 시장가치는 약 247억 원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유한 알 나스르의 약 2,846억 원과 비교하면 약 10배의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하세베 시게토시 감독을 중심으로 한 코칭스태프의 철저한 전력 분석과 전술적 준비, 그리고 선수들의 조직적인 헌신이 그 차이를 극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세베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규율과 태도가 승리의 핵심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선수들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올바른 마인드셋을 심어주었고, 선수들은 이에 잘 반응했다고 합니다. 사흘 전 120분 경기를 치른 터라 체력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젊은 선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철저한 체력 안배가 주효했습니다. 부상 없이 계획대로 경기를 운영한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와사키는 단순한 ‘전원 수비’에 그치지 않고, 알 나스르의 핵심인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는 같은 일본 클럽 요코하마 F. 마리노스가 알 나스르에 1대4로 패한 경기를 철저히 분석한 결과였습니다. 당시 요코하마는 브로조비치에 대한 대처에 실패했고, 이를 가와사키는 교훈 삼아 성공적인 대응 전략을 세운 것입니다.
오제키 유토와 간다 소마는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브로조비치를 견제했고, 결국 그는 후반 33분 교체될 때까지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적은 패스 횟수(67회)에 머문 점이 이를 방증합니다. 또, 사이 반 베르메스케르켄은 사디오 마네를, 21세 센터백 다카이 고타는 호날두를 전담하며 전방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봉쇄했습니다.
가와사키는 전반 10분 이토 다츠야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곧 마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빈틈없는 협력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오제키, 이에나가 아키히로의 추가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습니다. 알 나스르는 경기 막판까지도 찬스를 만들기 어려워했고, 호날두는 8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골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후반 막판 결정적인 프리킥과 슈팅 기회를 놓친 장면은 경기의 승패를 갈랐습니다.
경기 후 다카이는 “개인 능력에서는 밀렸지만, 일본다운 조직력으로 승리했다”고 소감을 밝혔고, 오제키 역시 팀 플랜대로 경기가 흘러간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골키퍼 야마구치 루이스는 “요코하마의 패배를 분석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일본팀 간 정보 공유와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가와사키는 사흘 전 알 사드와의 120분 혈투로 하루 덜 쉰 상태였음에도 주전 일부를 교체하며 체력을 안배했고, 그 결과가 성공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골키퍼 정성룡도 벤치에서 동료들을 독려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J리그에서 최근 5경기 무승으로 고전하고 있는 가와사키는 ACL 무대에서 오히려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로써 J리그는 최근 8시즌 중 6시즌 연속 결승 진출팀을 배출했으며, 이번에 가와사키가 우승할 경우 K리그와의 ACL 우승 횟수 격차도 3개로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K리그는 2020년 울산, 2021년 포항 이후 결승 진출이 없는 상황입니다. 광주는 이번 ACL에서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K리그 팀으로, 일본 챔피언 비셀 고베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지만, 알 힐랄전에서 무기력한 대패를 당하며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이토는 “한 경기만 더 이기면 일본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결승전은 단순한 클럽 대항전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일본 축구가 보여주는 준비성과 조직력, 전략의 힘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는 무대입니다.